부천 아트벙커 B39
B39 레스토랑
기억전달자 디 아키비스츠 The Archivists
부천아트벙커B39에서는 기획전시전 '기억전달자 디 아키비스츠 The Archivists'가 열리고 있어요.
이번 전시는 나현, 심철웅, 연기백 작가 3인이 아키비스트(archivist, 기록관리자)로서 발견한 기록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인간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맥락의 역사를 이야기하지만, 전시의 부제인 ‘기억전달자’로서 수집과 자료에 기반한 아카이브 미술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생산하고 관람자의 감성을 자극한다고 하는데 ㅎㅎ제가 느끼기엔 좀 어렵긴 했어요. 그렇지만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쑥쑥되더군요.
이번 전시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데요. 부천아트벙커B39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전시기간 : 8월1일~10월11일
전시시간 : 오전10시~오후9시
주차무료
기억전달자전시회 무료
부천의 대표적인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곳이 소각장으로서의 수명이 다하여 사용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이를 아트센터로 거듭나게 했어요. 이름은 아트벙커39라고 합니다.
여기서 39라 하면, 주변의 39번 국도와 쓰레기저장소의 높이39m의 의미가 부여된 거라고 하더군요.
쓰레기 저장소의 의미인 벙커와 합쳐져 벙커39가 탄생한 거라고 합니다.
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이렇게 아트센터나 다름없는 곳으로 거듭나게 해준 부천, 인천의 관계자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봅니다.
여긴 건물출입구예요.
주차장은 넓어서 좋아요. 무료주차구요.
B39라고 적혀 있는 곳으로 가면 소각장 쓰레기저장소였던 곳이 바로 보입니다.
이 저장소의 높이가 39m라고 합니다. 그래서 벙커39 B39~
이곳에는 크나큰 대형 스크린이 눈을 유혹합니다.
근데 좀 있다보니 약간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왼쪽의 멀티미디어홀로 들어가 봅니다.
심철웅은 3D애니메이션, 비디오, 멀티미디어, 비디오프로젝션 인스톨레이션, 디지털이미지, 웹아트 등 새로운 매체분야에서 다양한 작업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의 대표적 미디어아티스트다. 특히 작업의 주제로서 역사와 시간, 공간과 장소성을 탐구해 온 작가는 사료의 수집과 조사연구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작가만의 독창적 시선과 서사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 심철웅은 최근 미디어 매체의 특성을 활용해 역사적 사건과 장소를 풀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는 숨겨져 있던 역사적 문헌자료로부터 영감을 받아 고단한 삶을 살아온 우리 근대사의 잊혀진 자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소환한다.
여기는 멀티미디어홀이에요.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는 광복직후부터 38선을 넘어 남하한 전재민들에 대한 이야기, 미군정기 미군이 피지배국민의 정신적 교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상영한 영화 속의 풍요함과 당시 빈곤한 사회현실의 괴리되는 패러독스, 해방 후 일본인의 송환과 일본 등 해외에 거주했던 조선인들의 귀환이 이루어졌던 부산항 제1부두, 전기도 없고 생필품은 부족하고 배급을 위한 운송수단 조차 없어 기아에 허덕이는 해방직후 조선을 기록하고 있는 미군정기록에서 발췌한 텍스트 유희 등을 통해 박제된 문헌너머 당시를 숨쉬며 살아냈던 사람들을 상기하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생생한 역사의 실체에 다가가게 한다.
이 작품은 프로젝터가 뒤에 있어요. 뒤에서 비치고 있는데도 반대편인 앞에서도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뒷편의 프로젝터쪽이에요. 여기도 선명하고, 앞에서 봐도 선명하네요.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의문을 가지며...
계속 관람해 봅니다.
미군정기록에서 발췌한 해방후 조선에서의 상황을 암시하는 텍스트 유희 등을 통해 당시에 살아냈던 사람들을 상기하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생생한 역사의 실체에 다가가게 한다는 의미의 텍스트들이 화면을 뒤덮습니다.
작가 나현은 수집된 실존자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다.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며 채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여러 영역을 탐구해 의도된 기록으로서의 절대 진리의 역사를 부정하며 작가적 상상력으로 그 간극을 채워나간다.
건물의 측면을 보시면 쓰레기 저장소였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어요.
왼쪽부분의 문이 열리면 차에 실린 쓰레기들을 이쪽으로 내려보내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자연과 인간 생활의 잔여물인 낙서를 수증기와 버무린 연기백의 작품이에요.
이곳은 건물자체가 소각장이었다보니 완전공사가 끝나지 않은 곳에서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습기가 차고 벽쪽에서 비도 흘러내리기도 하더군요. 그 습도를 이용해서 저기 아래 비닐에 보시며은 낙서들이 있어요. 습기가 차면 낙서들이 잘 보이게 되는 원리더군요.
예전에 혹시 생각나나요? 유리에 습기가 차면 거기에 낙서했던 경험들이요.
그와 같은 원리로 예전에 벽에 낙서했던 과거의 기록들을 담아놓으려 만들어 놓은 예술공간이라고 합니다.
나와서 30벙커 저장소를 나오려면 이렇게 둥근 아치형 문이 보이게 됩니다.
이곳은 쓰레기소각장이었던 건물이라 딱딱한 이미지를 없애려고 아치형 구조가 레스토랑까지 쭈우욱 연결됩니다.
부드러움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요.
이렇게 아치형 천정구조물이 쭈우욱 이어져 있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통창문인데 유리창이 커서 그런지 비가 억수로 내리는데 운치를 더해 주더군요.
여기는 예전에 소각장쪽 굴뚝이었다고 하네요.
지금 현재는 에어갤러리라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고 합니다.
가운데 보시면 흙이 보이시죠. 이 또한 작품이에요.
나현 블랙유머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를 가진 발달린 인간들은 서로의 정주지역을 선긋고 구분하고 배타적으로 영역을 나누며 순혈주의, 민족주의라는 틀로 타인을 향해 경계를 긋고 우열을 따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정작 뿌리를 가진 식물은 어디로든 자유롭게 공간과 영역을 넘나들며 이동해 살고 있지 않은가?
이 흙은 작가가 마사토와 일반적으로 흔히 접하는 산이나 길에서 조금씩 수집한 흙을 이쪽에 전시한 거라해요.
서로다른 곳에서 모여진 흙에서 과연 어떤 식물이 씨앗을 터트릴지 기대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작품이라 해요.
손잡이 이쁘죠~페르시아에서 중국으로 수입된 제품을 구매해서 손잡이로 만든 거라고 합니다.
돌에 적혀 있는 글을 보니 2015년4월2일에 난지도에서 수집한 돌이었어요.
해설사분을 따라 레스토랑을 가로질러 가봅니다.
유인 송풍실이라는 곳이 보이더군요. 여기는 1층 유인송풍실이에요. 2층에도 유인송풍실이 있더군요.
유해가스를 청정가스로 처리하여 굴뚝으로 배출하기 위한 대기오염방지 설비였다고 합니다.
작가 연기백은 일상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것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그의 대표작인 도배지작업은 오랜 세월동안 겹겹이 발라진 벽지를 정교한 해체를 통해 재구성하며 한 장소에 축적된 일상의 기록으로서 개인의 생활사와 소박해보이는 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레스토랑을 가로질러 제일 끝으로 가보니 꽤 어두운 곳에 이렇게 벽지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운형궁에서 수집한 벽지라고 합니다. 2007년에 보수작업을 하게 되었을 때 벽지를 모두 다 버리고 보수하려 하자 허가를 얻어 벽지를 일부 떼어내 모아서 보관하고 있는 벽지라고 합니다.
작가가 도배지에 대한 정보를 담은 도배지첩을 빌려줬었는데 그것을 받았던 지인이 잊어버린 것에 대한 허탈감을 일기쓰듯이 쓴 글이라고 합니다.
좀 어둡지만, 특이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송풍실이다보니 어마어마하게 굵은 송풍 자바라파이프가 보였어요.
도배지 명장들하고 인터뷰하는 장면을 상영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도배지를 칼로 도려내여 글을 표현했는데요.
이는 작가가 직장생활을 할 때 힘들었던 생각들을 하며 떠오른 단어를 표현해낸 거라고 합니다.
바닥을 보니 이렇게 잘려진 벽지들이 보이네요.
단어를 보니 부정적인 단어들만 보이더군요.
직장생활이 꽤나 힘들었나 보네요.ㅎㅎ
예전 폐가에서 수집한 겹겹히 붙어있던 벽지를 한겹 한겹 뜯어내어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폐가에서 떼어낸 벽지라고 합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레스토랑을 다시 가로질러 계단으로 올라가려 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다보니 이렇게 더 큰 통창이 나와요. 어찌나 운치가 있던지 잠시 창밖을 바라다 봅니다.
2층에 올라와보니 스튜디오들이 보였어요.
2층 스튜디오예요. 여기는 대관료가 매우 싼곳이에요. 아마도 1,7000원?이라고 했던 것 같네요.
스튜디오를 지나 유인송풍실2F 에 들어가봤어요.
이곳에서는 똑같은 장소를 촬영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는데요.
오른쪽으로 갈 수록 계속 바뀌어 가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먼 과거
왼쪽에 보이는 건 그나마 덜 먼 과거? ㅎ
오른쪽은 많이 개발된 모습을 담아놓았어요.
좀더 앞으로 가보니 아까 벽지 명장들 인터뷰하는 동영상이 바로 눈앞에 보이네요.
아래 사진은 크레인 조종실로 가는 복도입니다.
걸어가는 내내 정말 오래된 역사가 있는 건물이구나를 생각하며 걸었어요.
크레인 조종실을 나와 중앙제어실로 와보니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하고 있었어요.
중앙제어실에는 이렇게 동영상이 촬영중이었는데요.
소각장 내부를 일일이 걸어가며 촬영하고 있는 영상이었어요.
소각장 노동자의 시간의 손때가 묻은 밸브 손잡이에 주목한 심철웅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핸들을 따라 저도 마치 소각장 내부를 거니는 것 같았어요.
이제는 3명의 여자아티스트들의 얘기로 넘어가보시죠~
'결국 이 말이 하고 싶었다.'
모모킴, 고화영, 유승희 아티스트
전시기간 : 7월4일~8월31일까지
장소 : 일렉트릭 캐비넷2층
애니메이션과 같은 구성의 작품속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한 여자의 인간관계 상실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한다. 작가본인이 그 당시 느낀 상실감을 토대로 디지털 드로잉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인물과 감정선을 따라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은 벌거벗은 채로 솔직한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각 장면의 이야기는 비슷하게 반복되는 삶을 연상시킨다.
관계에 대한 고통과 솔직한 내면 탐구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상실과 공허함 그리고 반복되는 고통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벼랑 끝 위태로움을 보여주기도 하며 때로는 삶의 일부분의 빈자리를 보여줌으로서 외로움과 공허함 그리고 살아가는 쓸쓸함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림 속에서는 다양한 매개체가 등장하는데, 배라는 탈출구를 이용해 현재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뛰어내릴 수 밖에 없는 극단적 상황묘사를 통해 삶의 고민을 표현하기도 했고,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관계를 탈출해 새로운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암시를 한다.
오늘은 뜻하지 않게 예술품을 해설사와 함께 느껴보는 하루였어요.
늘 그렇듯 튀는아이의 여정은 계속해서 또 다른 곳들을 향할 거예요.
아무 의미없는 댓글은 삼가해 주세요. 짧더라도 정성스럽게 달아주세요. 보완할 거 있다면, 최대한 보완할게요~감사합니다.